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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4>강원일보[기자칼럼 신호등]문화행사, 취소가 능사는 아니다]


작성일 : 2020-11-19    작성자 : 춘천연극제      조회수 :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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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신호등]문화행사, 취소가 능사는 아니다

이현정 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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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14 (금)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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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이 위험하니까 숨는 것이 세상의 흐름이라면 예술가들은 그럴수록 더 맞서는 경향이 있어요. 적이 집에 쳐들어오면 숨어들어 그 적이 나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살 방법을 들고 그 적을 찾아나서는 게 예술의 힘 아닐까요.”

얼마 전 선욱현 춘천인형극제 예술감독과 나눈 얘기다. 강원도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그에 따라 도내 문화예술계도 노심초사다. 피해를 일일이 따지는 것마저도 벅찬 상황이다. 물론 문화계는 옛날부터 힘들었던 탓에 지금 상황이 크게 더 힘든 것 같지 않다는 웃기고도(?) 슬픈 현실을 토로하는 쪽도 있지만. 벌써 많은 문화예술 관련 행사가 취소·연기됐다. 이후 상황에 따라 얼마나 더 많이 취소될지 모른다.

하지만 업계 분위기는 취소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야 살지 않느냐고 말한다. 문화예술은 살기 위해 피하는 것을 택하는 대신 살기 위한 방법을 찾아 움직인다.

행정의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아니다. 이 공연장, 음악제에서, 영화제에서 확진자가 단 한 명만 발생해도 그에 파생되는 결과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저 불안한 마음에 무작정 취소는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비대면 방식에 대해 고려해볼 수 있고, 분산 개최, 철저한 방역 등 다양한 방식의 '고민'을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성공적으로 치른 문화예술 행사도 눈여겨볼 만하다. 올 6월 열린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열린 첫 오프라인 영화제였다. 그럼에도 이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로 이룬 결과물이다.

춘천을 대표하는 축제들의 행보도 모범사례로 꼽힌다. 춘천마임축제와 춘천인형극제, 춘천연극제는 축제를 취소하는 대신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단기간에 다수가 집중해 치르는 형식을 전환, 기간을 늘려 분산해 개최하고 상설 공연을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폐막한 평창대관령음악제, 도내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는' 각종 음악회도 마찬가지다. 안전을 고민하며 좌석 수는 줄였지만 문화예술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충분히 채워 가고 있다.

최근 춘천에서 열렸던 대한민국소극장열전에서 황운기 대한민국소극장열전 이사장이 한 말이 인상 깊었다.

“연극은 늘 있던 곳에 있다. 전쟁으로 세상이 바뀌어도, 사람들 간의 깊은 상처 속에서도 있었고 코로나19를 방역하기 위해 고생한 위대한 의료진과 봉사자들의 이야기도 곧 연극이 될 것”이라고.

연극을 포함해 공연·음악·미술·문학·영상 등 문화예술은 사람의 감정에 가닿는다. 코로나19로 사람들 사이의 거리는 멀어져도 문화예술로 사람들의 마음은 가까워졌으면 좋겠다는 게 도내 문화예술인들의 마음이고,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도 예술은 더더욱 필요하다. 결코 숨는 것만이, 취소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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